2023년 회고 - 나를 되돌아보며
글을 작성하기 전에
2024년이 시작한 지 조금은 지난 시점에 2023년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짧게나마 써보려고 한다.
내 기술적인 생각을 정리하고, 작성하려고 만든 사이트에 어찌보면 일기와 같은 글을 인터넷이라는 뻥 뚫린 공간에 작성하는 이유는 나의 과오, 다짐, 미래, 포부에 대해서 부끄럼없이 드러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도 링크드인 같은 곳에는 도저히 올릴 자신이 없다. 굉장히 부끄럽다..
1년 뒤, 5년 뒤, 10년 뒤 이 글을 보았을 때 이 때의 나는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살았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작성해보겠다.
번지르르한 포장없이 최대한 솔직하게 적으려고 노력할 것이고,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란다.
2023년을 되돌아보며
애정을 가지고 창립 멤버로 참여했던 회사를 2022년 12월에 인수인계까지 끝내고 떠나게 되었고, 2023년 3월부터 새로운 회사를 알아보며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했다. 까먹었던 알고리즘을 복기하며 문제를 풀고 스터디에 참여하며 이것 저것 다시 준비했었다. 그렇게 나름 치열하게 살며 코딩 테스트, 면접을 준비하였고 정말 운이 좋게 꽤나 알려진 여러 회사에서 면접을 볼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었다.
기술 면접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는지를 깨달았던 것 같다. 사실 이전 회사에서는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모르고 있었다.
나 정도면 내 연차치고 좀 하는거 아닌가? 라는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면접에 들어갔는데 꼬리에 꼬리를 타는 심층 질문에 대답을 못했고,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깨달았던 것 같다.
가끔씩 면접에서 왜 그렇게 대답했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아직도 후회되는 답변이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면접에서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은 나의 착각이고, 진정으로 안다고 할 수 있으려면 자다가 일어나도 설명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전공 서적을 보고, 다시 알고리즘을 풀고, 다시 자료구조를 공부했다. 다시 공부를 하니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던 것 같다. CS 관점에서 내가 사용하는 기술을 보니, 모든 기술은 기초에서 출발하며,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무너지게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 핫한 기술, 핫한 이슈 등 유행을 쫓아다니며, 목적없이 어떠한 기술을 배우고, 이 기술이 왜 등장했는지도 모르고 기술을 배우는 사람이 바로 나였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부끄럽다. 문제 상황에 필요한 기술을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오버도 언더도 아닌 적정선에서 엔지니어링할 수 있는게 엔지니어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할 수 있으려면 기본적으로 기초가 탄탄해야하고, 경험이 많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IT라는 야생에서 이러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
CS 스터디, 책 리뷰 스터디, 해커톤 등 2023년 한 해동안 이것 저것 다 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작년은 나에게 자양분을 주는 시간이였던 것 같다. 이직을 하는 텀이 꽤 길었는데, 나는 2023년을 절대로 헛되이 보내지 않았고, 내가 노력했던 시간은 곧 가까운 미래에 나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한 작년 한 해는 나에 대해서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개발자로서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작년 한 해 나에게 투자한 자양분이 내가 개발자로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2023년의 나
작년 한 해 동안 취준을 하면서 개발 공부 말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강점이 있고, 어떠한 단점이 있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 같다.
나는 내가 그닥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살아왔다. 감성있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근데 내가 어떠한 작업을 할 때는 꽤나 이성적인 것 같다. 문제를 풀거나 작업을 할 때 논리적으로 뭐가 안맞으면 계속 생각하고, 집착하는 편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완벽하게 들어맞을때까지의 과정이 꽤나 길기도 한 것 같다.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된 상태에서 대충 넘어가면 머리 감고 안말리고 잠자는 기분이다. 반대로 논리적으로 과정이 맞으면 정말 희열을 느끼며 미친듯이 몰입하는 편인것 같다. 밥 먹을때도, 씻을 때도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어떻게 풀면 좋을지 많이 생각하는 편이고 내가 오랫동안 고민했던 문제를 나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을 때 내가 느낀 희열은 정말 짜릿짜릿하게 느껴진다. 이게 인생을 살 때 좋은건지는 잘모르겠으나, 현재의 나는 이런 성격인것 같다.
나는 돈을 많이 벌어서 부모님, 조카한테도 용돈을 많이 챙겨주고 하는 것도 중요하고 좋은데 그것보다 우선 내가 행복한 일을 하고 싶다. 정말 솔직해지자면 프로그래머라는 일이 나에게 행복감을 주는 직업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적성에 맞는 느낌? 이라고 표현하는게 맞는 것 같다. 프로그래머가 내 천직인지에 대한 답변은 딱 10년 뒤에 내가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행복하게 프로그래밍을 하는 방법은 뭘까? 결국에는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동료와 같이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한 거 아닐까싶다. 하루 하루 달라지는 나의 모습이 행복 트리거 아닐까? 인생에서 매일 매일 도파민이 넘치는 삶을 살 수는 없다. 그냥 하루 하루 어제 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게 행복함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떠한 강점을 가지고 있을까? 솔직하게 나는 100에 1의 사람은 아니다. 정말 뛰어나지도 정말 못하지도 않고 그냥 적당하게, 흔히 말하는 Ordinary People 중 하나이다. 어쩔 때는 똑똑하기도, 어쩔 때는 멍청하기도 하다. 보통의 사람인 내가 일하는 방식, 다른 사람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지, 문제 상황에 어떻게 생각하고 고민하는지 생각을 해봤을 때, 나는 항상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려고 하는 편인것 같다. A->Z로 한 번에 점프하는 것이 아니라 A->B->C 순차적으로 빠르게 생각하는 것에 능숙한 편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이 해주는 피드백을 잘 새겨 듣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나의 생각을 수정하고, 나아가 나의 행동을 수정하는 것을 잘하는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잘 관찰하고, 뭐가 필요할 지 무의식적으로 많이 생각하는 것 같고,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눈치빠르게 파악해서 빠르게 행동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뭐 나만의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강점은 이 정도인 것 같다.
나는 어떠한 단점이 있을까? 가끔씩 중요하지 않은 일에 엉뚱하게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인 것 같다. 단적인 예로, 블로그 테마를 만들면서 이랬다 저랬다하면서 시간을 굉장히 많이 소비했다. 계속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랬다 저랬다 계속 하니까 쓸데없이 시간도 많이 쓰고 그냥 적당히 만들어서 쓰면 되는데 왜 이렇게 시간을 많이 쓰는지 모르겠다. 약간 쓸데없이 완벽하려는 마음을 버려야겠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신경도 안쓰는 기안 84처럼 사는게 좋을 것 같다. 나는 기안84가 정말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실행으로 옮긴다. 정말 Just Do It의 표본이다. 나도 에너지 쓸 필요없는 일에는 힘 빼고, 집중해야 하는 일에 집중 뽝! 해야겠다. 가끔씩 시간 관리가 안되는게 나의 단점이라 올해는 노션에 나만의 투두 리스트를 중요도와 마감 시간에 따라 만들었다. 올해 효과가 있기를~~
2024년에는
올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이룰 것이다.
- 개발자로서 Next Level 도달
- 회사에서 인정받기
- 크로스핏 RXD 달성하기
- 한 주에 적어도 1개 기술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글쓰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이루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느껴보고 싶다.
개발자로서 엔지니어링 능력을 더 키우고 싶다. 3년 안에 혼자서 대규모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기르고 싶다. 현재 데이터 중심 설계 어플리케이션, 대규모 시스템 설계 등 여러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는데, 많이 공부하고, 많이 배워야겠다.
새롭게 입사하는 회사에서 좋은 동료 그리고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
단기간에 나의 에너지 배터리를 극한으로 늘리는 운동은 크로스핏인 것 같다. 피 맛, 쇠 맛 느끼며 극한으로 운동해보자!!
그리고 꾸준하게 나의 기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항상 내가 하고 있는 일, 내 소속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자!
올해는 내꺼다!